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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강진형

분류
조합원 인터뷰
인터뷰 장소
카페 언플러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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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1월호의 주인공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카페 언플러그드의 강진형 조합원님과 언플러그드 기획팀의 이우진PD님 입니다.
인터뷰 장소 <카페 언플러그드>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3길 26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진형 : 안녕하세요, 저는 홍대 서교동에서 인디 음악 카페 언플러그를 운영하고 있는 강진형입니다.
이우진 : 안녕하세요, 저는 언플러그드에서 공연 기획과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우진입니다.
2. 카페 ‘언플러그드’라고 지으신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강진형 : 언플러그드는 공연의 한 형태를 말해요. 음악에 어떤 변형이나 왜곡을 주지 않고 음악 자체의 소리만을 이용하는 공연을 언플러그드라고 하거든요.
처음 제가 언플러그드를 열었을 때는 공간도 굉장히 작았고 지금처럼 본격적인 공연장의 모습이 아니였기 때문에 언플러그드 형식의 공연을 자주 했었어요. 이름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에서는 그런 음악적인 뜻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날 때 나를 포장하거나 감추는 왜곡된 모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만나고 음악을 하자라는 개념으로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또 언플러그드의 서포터즈 활동명을 플러그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언플러그드가 코드를 뽑는 다는 의미라면, 이 친구들은 사람과 사람 또는 뮤지션과 관객들을 서로 연결해 준다는 의미에서 플러그라고 부르고 있어요.
3. 언플러그드 공간으로 홍대 앞을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강진형 : 아마 이쪽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저랑 비슷하게 말씀하실 것 같아요.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고 관객들이 찾아오는 이런 음악적인 공간은 홍대 앞이라는 신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생각해요. 당시의 젊은 친구들이나 예술가들이나, 나만의 작업실 또는 연습실과 같은 공간을 여는 데 있어서 홍대 앞이 라는 공간이 유일했거든요. 지금 홍대 앞 많이 변했다. 바뀌었다고 말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홍대다. 뭐 더 갈 곳도 없지 않나? (웃음) 그런 생각이 들어요.
4. 언플러그드에서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강진형 : 언플러그드 공간은 사실 처음에는 음악 작업실로 시작을 했어요. 그러다가 운영을 계속 하기 위해선 음료를 팔아야겠다 했던 거예요. (웃음) 그렇게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뮤지션들이 모여서 노는 공간으로 발전을 하게 된거죠.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마찬가지에요. 처음부터 공연을 하자 라는 의도보다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모이니까 자연스럽게 시작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플러그라는 기획팀이 갖춰져있지만, 그때는 카페에 자주 찾아오는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이 먼저 어떤 공연을 해보고 싶다. 이런식으로 저한테 제안을 했어요. 본인들이 직접 뮤지션 컨택도 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공연을 올리는 방식으로 공연이 시작됐죠.
5. 언플러그드에서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공연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우진 : ‘club wed’s day’ 는 이름대로 매주 수요일 저녁에 언플러그드 지하 공연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입니다. 호스트 뮤지션 한 명이 주변에서 같이 공연을 하고 싶은 뮤지션을 초대를 해서 무대를 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요. 관객들은 간단하게 차 한 잔 마시면서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 공연도 최대한 간소한 악기로 구성된 무대로 관객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Focus on’ 이라는 공연은 언플러그드 내부 기획팀에서 뮤지션분들을 직접 섭외드려 만들어가는 공연이에요. 요즘 ‘이 팀 음악 정말 괜찮다’하는 뮤지션 분들을 선정하고 직접 연락을 드려서 세 팀 정도로 함께 진행하는 정기공연입니다.
6. 공연 외에도 하고 계시는 이벤트들이 있으신가요?
이우진 :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들이 있다기보다는 어떤 시즌이라거나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이벤트들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진행했던 것 중에서는 언플러그드 자체적으로 녹화를 진행했던 공연 영상들과 아티스트 분들 인터뷰를 모아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상영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쯤에 자작곡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클럽 DIY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인디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자작곡 한 줄 정도는 품고 살고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에요.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총 5주 과정으로 했었는데, 참가하신 분들과 어떤 식으로 음악을 쓸 건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싱어송라이터분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피드백을 받고 마지막 날에는 각자의 자작곡으로 공연도 진행했었습니다.
7. 10주년 페스타의 공연을 지금 현재 진행 중이신데 어떤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궁금합니다.
이우진 : 가장 중요한 건 오시는 모두가 ‘재밌었으면 좋겠다’라는 것. 또 참여한 뮤지션분들 또한 재미있게 공연을 하고 가는 것. 그 외적으로는 언플러그드라는 공간 안에서 저희가 준비한 여러 가지 오브제나 콘텐츠들을 보시면서 이 공간에 대해 더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플러그드 과거의 순간들이 이렇게 쌓이고 쌓여서 여기까지 왔구나를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8. 오브제랑 콘텐츠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이우진 : 먼저 지금까지 언플러그드에서 진행했던 공연들의 포스터들을 다 끄집어냈습니다.(웃음) 요즘은 대부분 웹으로 홍보를 하다보니까 포스터를 뽑지 않는데 18년도 까지만 해도 포스터를 항상 뽑았었거든요. 지금 카페 천장쪽에 붙여 놓았는데, 준비하면서 신기했던거는 이제 여기서 볼 수 없는 되게 성장한 새소년이나 이승윤 이런 뮤지션 분들의 과거 자료들을 볼 수 있었어요.
그외에 오픈마이크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현장에서 신청카드를 써서 제출을 했었다고 해요. 사장님이 날짜별로 10년치의 카드를 모두 모아두셨어요. 그 중에서는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계신 뮤지션 분들도 계시고, 들으면 다들 알 만한 뮤지션 분들도 계시거든요. 이렇게 카드를 하나씩 넘기시면서 이 뮤지션들이 처음에 이런식으로 공연을 했었구나를 보실 수 있어요. 또 그 때 뮤지션분들이 전해주신 데모 앨범, 사인 cd 같은 것들도 함께 전시해두어서 10주년 페스타에 오시는 분들이 공연뿐만 아니라 정말 행사, 축제구나를 느끼실 수 있도록 재미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뒀습니다.
9.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 그럼에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이우진 : 제가 언플러그드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던 때가 코로나가 심하게 발발했던 때였어요. 어느 공연장이나 똑같았겠지만 공연을 열심히 준비하면서도 언제든지 취소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항상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그 시간을 버텨내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또 요즘 드는 고민들은 예전에 홍대에서 인디뮤지션들이 성장하던 모습과 지금에서의 인디뮤지션으로서의 성장하는 방식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거기 발맞춰 가야 될지에 대해서 아직까지 뚜렷하게 답을 못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본을 가진 메이저 기획사가 이니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것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인디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을 가지고 뮤지션들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방법에 대한 부분이 항상 어렵죠. 한편으로는 어렵고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지만 또 그거를 해결해 갔을 때 보람을 느끼는 것도 같아요.
그것들을 해결해서 뮤지션도 보람을 느끼고 공연을 통해서 뮤지션에게 좋은 기억을 가져가시는 관객분들이 계신다면 그것이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진형 : 어려운 점이야 사장 입장에서 맨날 뻔한 얘기 있잖아요. 경제적인 부분들이죠. 방금 우진씨가 말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경제적인 부분 외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공간이 오래되면 오래돼서 얻는 장점이 있지만 운영하면서 생기는 단점들이 있다는 거예요. 공간이 점점 노후화된다거나 고인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계속해서 주변에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젊고 새로운 곳이 계속 태어나잖아요.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는 점점 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예전에야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홍대를 거쳐가는 게 하나의 코스라는 인식이 당연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생각들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잖아요.  음악적인 변화에 있어서 홍대 앞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때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보람을 느낀 순간들은 또 그 반대 같은 경우죠. 어제 저녁에 언플러그드에 오셨던 한 손님이 그런 말을 했어요. 3년 만에 언플러그드를 다시 방문했는데 아직 우리 카페가 남아있다는 거 자체가 너무 다행이고 반갑다. 그러면서 다녀갔던 후기를 메세지로 보내주셨어요.
저희의 청춘을 떠올리면 언플러그드와 언돌이가 있어요.
너무 그리웠고 다시 봐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많아요. 오랫동안 공간을 운영하면서 자주 오지 못하더라도 여기서 알바를 했던,  음악을 했던, 젊음을 보냈던 친구들… 다 그들만의 이야기로 하나의 다 영화를 찍고 간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오랫동안 못 만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있어줘서 고맙고 다시 와서 반갑다 그런 얘기를 하면, 그래도 우리가 여기서 아직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지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10. 언플러그드가 어떤 공간이길 바라시나요?
강진형 : 언플러그드에서 함께 일할 서포터즈 ‘플러그’를 모집하고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은 여기서 일하면서 좋은 경험과 기억들을 가져간 사람이 홍대에 나가서 다른 좋은 일들을 하는구나. 하는 부분을 느꼈어요.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분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고 준비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의도치 않게 감동을 받은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공연이 끝난 후 공연 사진을 업로드할 때 이 공연을 기획한 친구는 누구인지, 음향을 해준 사람은 누구인지, 포토그래퍼는 누구고, 후기는 누가 작성했다 모두 적고 있어요. 앞으로 언플러드가 어떤 공간이길 바라냐. 하면 당연히 공연도 뮤지션도 중요하지만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초반의 언플러그드의 목표가 뮤지션들이 눈치 보지 않고 기타를 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였다면 이제는 관객과 기획자까지 확장이 돼서 모두가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음악, 공연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원 공통질문>
11. 홍대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강진형 : 맛집 같은 경우는 근처에 있는 노가리 천원집이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그 집에서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웃음) 카페 중에서는.. 카페를 자주 가지는 못 하지만 제비 다방은 갈 때마다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아, 방금 한 군데 더 생각났어요. '꽃집'이라는 술집인데 홍대 고인물이라면 아마 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이 세 곳 모두 홍대에서 좋아하는 공간들이에요.
이우진 : 제가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클럽 에프에프나 신촌 우드스탁을 자주 놀러 가요.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 술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해요. 너무 자주 가서 그런지 요즘은 틀어주는 플리가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요. 당분간 좀 쉴 계획입니다. (웃음)
12. 최근 내게 감동을 준 oo은?
이우진 : 홍우주 인터뷰라서가 아니라 더 서브 정말 좋았습니다. (웃음)
원래 페스티벌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는데, 전날 가평에서 ‘the grateful camp’라고 캠핑장에서 진행된 페스티벌에 있었어요. 페스티벌이 끝나자마자 대절 버스를 타고 바로 홍대로 넘어왔었죠. 같이 온 사람들끼리 그런 얘기를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우리가 빼앗겼던 홍대를 되찾았다! 이건 고지전이다!
강진형 : 저번 주 토요일에 언플러그드 10주년 페스타의 첫 공연을 했었어요. 공연팀 중 강백수 밴드가 있었는데, 강백수씨는 언플러그드의 시작부터 함께 했었거든요. 강백수씨가 옛날에 언플러그드에서 이런이런 일들 했었는데 하며 얘기 푸는 걸 들으며 타임머신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이번 10주년 페스타는 기획팀에서 전담으로 준비를 해줘서 사실 저는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었는데 이 페스타 자체가 생일상을 받는 느낌이라 자체로 감동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우진 : 사장님이 말씀해 주셔서 생각났는데 공연 끝나고 뮤지션 분들이랑 1층 카페에서 애프터파티를 했었어요. 다 같이 술 한잔하면서 한 분이 노래 한 곡 해도 되냐 하면서 시작하신 거예요. 그렇게 또 한 분, 또 한 분, 사장님까지 돌아가면서 노래했었거든요. 그런 현장을 보고 있는 거 자체로 너무 재밌었어요. ‘낭만 그 잡채’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게 또 최근에 제게 감동을 준 포인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