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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조합원) : 나동혁, 강정아, 김재상, 김지선, 조정구, 문지영,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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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주 질문 : 왜 생산자의 응답률이 낮은가?
조정구 :
다들 물리적으로 바빠서 여유가 너무 없다. 자기 작업이 너무 빠듯해서 자기 일 밖에는 신경쓰지 못한다. 카톡방에 올라오는 내용에도 거의 반응을 못한다. 그나마 협동조합 가입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나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구조적인 성찰을 하게 된다.
김지선 :
가입할 때 비생산자로 체크했다. 개인적으로는 협동조합이나 홍대씬과 문화예술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 설문도 참여 할 수 있는 것은 꼭 하는 편이고 관심도 많다. 내 업무와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설문조사보다는 홍우주를 통해서 본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베네핏을 얻고 싶어할 수 있다. 홍우주에 가입한 동기가 이런 쪽이라면 설문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김수영 :
저도 두 분하고 비슷한 생각이다. 생업에 치여 바쁜 와중에 스팸광고처럼 느낄 수도 있는데 절반 이상했으면 많이 한 거 아닌가 싶다. 비생산자들은 문화예술을 생업으로 하지 않는데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관심사항도 뚜렷해 보인다. 내부에서는 늘 아쉽고 한 명이라도 더 설문에 참여하기를 바라겠지만 이 정도면 많이 했다고 본다.
홍우주 질문 : 생산자/비생산자라는 분석틀은 유용한가?
김수영 :
현재 상황에서는 적절했다고 본다. 가입 당시는 비생산자라고 체크했는데 지금은 기획일을 하면서 생산자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언제든 유동적이라 조사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지선 :
저도 비슷한 상황이다. 설문결과를 보면서 왜 생산자와 비생산자를 나눠서 분석했을까 고민해 봤다. 실효성을 크게 체감하지는 못했다.
강정아 :
설문 덕분에 비생산자의 욕구도 파악이 됐다. 생산자/비생산자 구분에 따른 분석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홍우주가 생산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조합원 욕구를 조사 해보니 비생산자의 응답 비율이 높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보였다. 앞으로 충분히 이 점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홍우주가 생산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강정아)"
김재상 :
설문의도가 잘 전달 되었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도 한다.
문지영 :
기본적으로 응원의 의미로 홍우주에 가입했다. 회비납입 외에는 홍우주 활동에 참여한 적이 거의 없다. 후원의 밤에는 갔었다. 비생산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설문에 임했다.
질문(1번문항) :
비생산자이면서 자발적으로 홍우주를 선택한 사람의 욕구는 뭘까?
조정구 :
지인 소개로 홍우주를 알게 됐다. 그 친구는 홍우주와 함께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총회에서 홍우주는 나에게 비빌언덕이라고 답을 했었다. 내 영업을 할 수 있는 텃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고 간접적으로는 일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홍우주를 통해 얽혀 있다. 조금 시간이 걸리는 이야기겠으나, 이 동네에서 터잡고 생산자로 살아가고 싶은데 사회적인 요인으로 그게 막혔을 때 세상에 호소하고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동네에서 좀 더 오래 살면서 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크다.
김지선 :
가입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홍우주가 처음 생겼을 때는 응원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담당하는 사업이 인디음악과 관련이 되면서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정문식 상임이사를 만나 많은 정보를 얻었고, 사람들도 여럿 소개 받았는데 홍우주 조합원이 많았다. 홍우주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들었다.
김수영 :
121번째 조합원이다.(최근에 가입했다는 의미). 좋은 의미로 일 때문에 가입을 했다. 문화예술 관련된 일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씬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또 홍우주 직원으로 조합을 위한 일을 해야 하는데 조합을 모르면 안되니까 적극적으로 하자는 마음에서 홍우주 가입하게 됐다. 당연히 후원의 의미도 있다. 비생산자이지만 홍대앞 문화예술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편이다. 홍대앞 문화예술 관련 연대체에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홍대앞 문화예술 관련 연대체에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김수영)"
문지영 :
나동 추천으로 가입했다. 나동이라는 사람에 대해 활동가로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홍우주를 정확히 잘 모르는 상황에서 가입했다. 단체명에서 이미 단체 목적이 연상 되는 경우도 있는데 홍우주는 애매했다. 가입후에 적극적으로 홍우주 활동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질문(1번문항) :
“자발적선택=홍우주가치 동의”라고 봤다. 사람들이 동의하는 홍우주의 가치라는 게 뭘까?
김재상 :
앞에 말씀하신 두 분이 공통 키워드로 응원이라는 말을 했다. 자발적 선택을 통해 어떤 부분을 응원한다는 것일까?
김지선 :
홍우주를 응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립성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행정의 지원을 받으면 국가 정책이 바뀔 때마다 그 영향을 받아 단체가 색깔을 잃을 수도 있다. 단체 설립하고 자생성을 바탕으로 기반을 다지면서 흔들리지 않고 오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홍우주 역사도 벌써 4년 정도 된 것으로 안다.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받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정구 :
홍대앞이라는 대명사를 지켜내는 단체가 있고 내가 거기 소속돼 있다 보면 물고기가 많이 꼬여드는 산호초 같은 곳에서 멸종하지 않고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이런 생각이 홍우주가치에 대한 동의를 의미한다. 제가 큰 활동을 하지 않지만 꿀물을 빨아보려고 눈을 반짝반짝하고 있다.
강정아 :
홍우주가 나에게 무언가 줄 수 있는곳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인가?
조정구 :
이미 영향을 다양하게 받고 있다. 홍우주에게 직접 일감을 받은 사람도 있다. 그보다는 홍우주와 함께 하며 생산자로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홍우주에서 알게 된 인맥이 추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주 빈번하지는 않겠지만 홍우주와 관련되어 벌어지는 일들에 관여함으로써 기회가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품을 낼 시간이 많이 없어서 거리감이 생기다가도 회비가 빠져 나갔다는 메세지를 보면서 홍우주의 존재를 다시 깨닫는다.
강정아 :
연대하는 마음도 있지만 공간 운영자로서 앞날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이제는 생계가 되다 보니 취미로 생각할 수는 없다. 처음 가입했을 때는 홍우주를 통해 내가 한 기획을 홍보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다. 워낙 생산자들이 앞날을 헤쳐나가는데만 정신이 없다보니 서로를 돌아보지 못한다. 다양한 동료들이 연대하며 서로 응원해주는 그런 느낌을 홍우주에 기대하고 있다.
문지영 :
나동에게 가입 추천 받은 곳이 경의선공유지였다. 두리반 철거 과정에 맞서 싸우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 제법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쫓겨난 곳들도 많이 봤다. 경험을 통해 문화생태계를 지켜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다. 두리반 농성장은 대안공간처럼 느껴졌고 실제 그런 기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승리했는데도 농성장이 사라지니까 당시 논의하던 것들도 사라졌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아쉽다. 홍우주가 사람들을 엮어주는 기능을 하고 대안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찾아줬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응원하고 지지한다.
질문(2번문항) :
비생산자 조합원들의 경우 일반 협동조합에서 기대하는 점, 이를테면 조합원 교육, 네트워크, 문화예술 체험 등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온다. 홍우주를 통해 체험하고 싶은 문화예술이 뭘까?
김재상 :
두레생협과 민우회 조합원이다. 두 조직 모두 조합원 모임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홍우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문화예술 체험이란 게 뭘까 궁금하다.
조정구 :
스타카토 에이치 프로그램 같은 것일까? 프로그램에 사진 촬영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조합원으로서 참가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김지선 :
스타카토 에이치 강의를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다. 홍우주에서 만드는 강의 프로그램이나 DIY북 같은 경우는 기획 자체가 재밌었다.
김재상 :
공연티켓 할인처럼 직접적인 혜택을 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문화예술하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질적인 조합원 혜택같은 것이 아닐까?
나동혁 :
홍우주는 일상적으로 다양한 생산자 그룹을 만난다. 사업도 많이 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생산자 그룹과 접촉한다. 생산자 욕구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스타카토 에이치 같은 경우에도 일반소비자들은 참가가 저조하다. 생산자들이 자기 전망이나 생계에 직접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는 형국이다. 반면에 비생산자들의 욕구는 잘 모르겠다. 홍우주에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문지영 :
응원의 의미가 제일 크다. 내가 여러 단체에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것처럼 많은 경우 비생산자 조합원은 비슷한 마음으로 가입한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조정구 :
문화예술이란 게 워낙 다양하고 폭이 넓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설문에 체크했을 수도 있다. 설문을 좀 더 세분화 해서 물어보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문지영 :
생산자 비생산자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훌륭하긴 한데 꼭 그래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조합의 목표가 생산자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비생산자가 응원의 의미로 가입한 사람이 많다면 굳이 모든 욕구를 다 맞추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스타카토 에이치를 통해서 생산자 욕구가 잘 드러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생산자들이 자기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배가 시키는 그런 프로그램을 많이 하면 좋겠다. 예술인 보험, 상조회, 계약서 대신 써주기도 할 수 있고 무게중심을 그쪽으로 실으면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나?
내가 흥미롭게 봤던 프로그램은 상수/합정투어였다. 재밌을 거 같아서 가보고 싶었다. 이 동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들을 한 큐에 꿸 수 있는 기회니까. 행사나 전시를 가서 볼 수도 있다. 거기 온 사람들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며 온 것일 테니까. 아는 사람을 투어 프로그램에서 보게 되면 반가울 거 같다. 홍대앞 문화예술씬이 지속되기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많이 알게 되는 것만으로 반가울 거 같다.
문화체험 기회 늘리고 싶다고 하는 게 그냥 이게 적절하다 싶어서 체크했을 수도 있다. 무료 티켓을 기대하고 가입한 사람은 별로 없을 거 같다. 협동조합은 리워드가 핵심이라기보다 자기 필요를 자기들이 채운다는 게 핵심이다. 나중에 홍우주가 잘 되었을 때 홍우주를 통해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사무국, 이사 등 일부 조합원이 주도하는 단계를 넘어 생산자들이 스스로 판을 만드는 운동장 같은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러다보면 비생산자들도 어떤 욕구가 생길 수 있다.
김지선 :
친구에게 홍우주 가입을 권유했더니 홍우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더라. 상임이사가 무료공연을 해준다는 내용을 봤는데 그게 전부냐고 묻더라. 혜택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수준을 넘어서려면 조합원 혜택도 고민하긴 해야 한다. 물론 홍우주의 취지에 동의해서 가입한 초기 멤버들에게 혜택이 핵심은 아닌 거 같긴 하다.
강정아 :
마포구가 관광특구를 추진한다는 말에 부들부들했다. 초기에는 그런 임팩트가 강한 사건들이 사람들을 추동한다. 그런데 일상적인 시기가 되면 공감대가 약해지고 사람들은 관망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몇몇 사람만 에너지를 갈아 넣으면서 고생을 하게 된다. 활력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꼭 맞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제안이 나오면 좋다는 생각이다.
김재상 :
내 생각에 홍대앞 문화예술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그 가치에 동의했다. 그래서 혜택 보다는 가치를 보고 가입했다. 그 지점에서 홍우주의 가치도 일상성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협은 바로 내 일상적인 먹거리와 연결된다. 그런데 문화예술은,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좀 자조적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우주가 문화예술이란 키워드로 일상적 가치를 설명해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동혁 :
문화예술로 일상성을 만드는 계기는 지역과 교집합을 찾는데서 오지 않을까 싶다.
질문(2번문항) :
조합원들이 말하는 네트워크의 실체는 뭘까?
김재상 :
사람들이 모여 으쌰으쌰하는 게 협동조합이다. 그런데 홍우주는 왜 그런 합력이 잘 만들어지지 않을까? 조합원들이 즐겁게 잘 뭉치면 지역안에서도 홍우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생길 거 같다. 질문을 바꿔보자. 나동이 매번 등산소모임 소식을 올리는데 그런 것도 네트워크의 일종이다. 김지선 조합원은 얼마 전에 연남동 산책모임을 했다. 그런 경험들도 좋은데 문제는 지속되기가 어렵다. 그 이유가 뭘까? 실제로 조합원들과 함께 해보니 어떤 느낌이었나?
"사람들이 모여 으쌰으쌰하는 게 협동조합이다. (김재상)"
조정구 :
다양한 조합원을 만나보고 싶다. 생산자들이 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생각하며 설문에 체크했다. 홍우주에 생산자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생산자들이 주도하지만 비생산자까지 같이 관여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예전에 지인들끼리 모여 잡지를 만든 적이 있는데 독자에게 검증을 받은 후에 글을 묶어서 잡지를 냈다. 생산자 입장에서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 궁리를 하면서 설문에 답했던 것 같다.
스타카토 에이치에서 진행했던 홍대 상수 투어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스타카토 에이치를 통해 나온 모델이 이후에도 소모임 등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생산자와 생산자가 만나고 다시 비생산자와도 만날 수 있는 모델이 있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맥락인데, 문화예술 체험 기회 늘리고 싶다는 맥락과도 연결된다.
김수영 :
문화예술 소비자 입장에서 생산자와의 네트워크는 특색 있는 공간에서 예술가와 다이렉트로 만난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창작자와 대면할 기회를 얻기 위해, 또는 좋아하는 창작물에 대한 감상과 정보를 공유할 동지를 찾아 이벤트에 모여드는 팬, 덕후 모임들을 떠올려봐라. 모임에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시간 내서 올 거 같다.
김지선 :
연남동 걷기 소모임을 제안했을 때는 다양한 조합원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결과적으로는 많이 안 모였다. 뭐가 문제였던걸까 이야기 하다가 이 안에 기획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이제 취미활동, 동아리 활동도 자기가 생산적으로 뭔가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열심히 참여하는 거 같다. 굳이 주말 아침에 나와서 타인과 연남동을 산책하는 게 그다지 매력이 없었던 것 같다. 다음엔 공연을 정해서 같이 본다든가, 맛집을 찾아간다든가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넣어 봐야겠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면 기대감이 생길 수도 있을 거 같다. 시도는 나쁘지 않았는데 너무 안 모여서 웃기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조합원인 나도 평소에 조합을 통해 모이는 상상을 잘 안 한다.
"사람들은 이제 취미활동, 동아리 활동도 자기가 생산적으로 뭔가 가져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열심히 참여하는 거 같다.(김지선)"
조정구 :
예전에 야생오락단이란 모임에서 이야기 짓기 강좌를 했다. 글쓰기 강좌는 보통 미문을 짓는 스킬을 가르쳐주는데, 이야기 짓기는 그냥 평소 했던 상상을 이야기로 만드는 과정을 밟았다. 엉뚱하고 웃기는 상상을 글로 만드는 거다. 아주 짧더라도 이야기가 되기만 하면 되니까 일반적인 글쓰기보다 훨씬 단순하다. 비록 3개월 과정을 다 못 채우고 두 번 모이고 무산되긴 했는데 그때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나중에 글을 보내준 사람도 있었다. 그들 역시 비생산자였지만 어느 순간 생산자가 됐고 이야기를 짓는 사람이 됐다. 어디서든지 돈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절대취미를 갖자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재미있는 장난감 하나를 얻어간 것이 아닐까. 그런 소모임을 상상해 봤다.
김재상 :
버스킹 공연을 가르쳐 주는 강의가 있었다. 악기 한 번 안 다뤄본 사람이 3개월 하면 버스킹 공연이 가능하도록 짜여진 프로그램이었다. 나도 참여해 봤는데 정말 공연이 되더라. 목적의식이 뚜렷했따. 3개월 동안 소수가 모여서 함께하니 스킨쉽도 컸고 관계지향적이었다. 야생오락단이라 플랫폼이 있어서 가능했고 돈을 받아서 도움이 많이 됐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본인들끼리 모여서 공연도 하고 그러더라.
강정아 :
즐겁고 좋은 아이디어인데 홍우주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홍우주가 공간이 있으면 가능한 게 많은데 공간이 없으니까 바로 흩어지게 된다. 자산화도 관심 있는 게 공간이 그런 스킨쉽을 유지할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유목민 같은 삶은 지쳤다.
질문(3번문항) :
STACCATO H 에 대한 평가나 개선방안을 이야기 해보자.
조정구 :
법률 강의 같은 경우 수업 이후에 숙제를 내면 어떨까? 그럼 이후에도 모이게 되지 않을까?
강정아 :
워킹그룹이 있으면 소모임이 만들어지고 배우던 입장에서 가르치던 입장이 될 수도 있다.
김수영 :
네트워킹에 대한 지원금이 있다면 소모임 등 워킹그룹 시도가 가능할 거 같다. 포스터 수업 이후에 참가자들 회식을 했는데 10명 이상 참여했다. 홍우주에서 회식비 절반을 지원받자 부담이 적었는지 2차까지 참여해 새벽까지 네트워킹한 참가자들도 많았다. 전시까지 포함해 참가비가 상당한 가격이었기에 참가자들이 목적의식 분명한 디자인관련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참가자들 사이에 네트워크 하려는 의식도 강했다. 파이카와 스타카토 H 인스타도 거의 다 팔로우하고 반응을 준다. 포스터 수업 참가자가 기획서 첨삭 수업 참가를 이어서 하기도 했다. 실제 대화가 이루어지진 않을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2개 강의 모두 단톡방을 팠다. 참가자들이 유용하게 여길 이벤트와 정보를 공지하는 기능이다. '스타카토 H와 홍우주가 여러분의 창작 활동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개인적으로 문화예술 소비자로서 서울 지역 워크숍에 엄청 다녔다. 몇 년이나 교류를 하는 소모임도 있었다. 강사의 힘이 컸던 거 같다. 웹툰 워크숍이었는데 좋은 작업이었다. 모인 사람이 다양했는데 평소엔 교류가 없는 서로 다른 직업의 사람들이 몇 년씩 모여서 관계를 이어가는 게 신기했다. 스타카토 에이치도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다. 그렇게 만들려면 뭐가 필요할까?
강정아 :
페미니즘으로 작업을 많이 한다. 사람들 모아서 같이 책 만들고 스스로 모이게 만들기까지 2년이 걸리더라. 7명부터 시작해서 20명이 넘어가고 그들이 워킹그룹이 되는 수준까지 됐다. 스타카토가 그런 모델인가 고민은 든다. 취향, 친목 모임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어디에 우리의 모델이 있을까 고민이 든다. 스타카토는 어쨌든 사업이니까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지영 :
생협은 기본적으로 생협에 있는 물품을 이용하려고 가입하려는 분들이 많다. 워크숍이나 강좌를 위해 가입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할 경우에는 수익성이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문화예술의 일상성 회복을 이야기하기 위해 방금 전에 지역활동 이야기도 나왔다. 생협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물품 이용을 통해 다른 환경운동, 시민사회운동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다양한 강좌나 워크숍이 다양하게 열린다. 하지만 일단 돈을 못 벌면 이런 노력도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홍우주도 기본 사업체로서 자기 경쟁력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지역활동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 소모가 될 수 있다. 사업체로서 자기증명 못하면 나머지 사업도 다 망한다고 생각한다. 돈이 돌아야 단체로서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
"홍우주도 기본 사업체로서 자기 경쟁력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문지영)"
김재상 :
출구전략이라고 해야 할까? 스타카토가 그런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정아 :
사실 이런 쪽으로는 롤모델이 없다. 문화예술 상품이란 게 물건을 사고 파는 게 아니다. 비물질 작업은 플랫폼이 중요한데 규모가 커지기가 어렵다.
질문(4번문항) :
자산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높다. 자산화에 거는 기대는 어떤 것일까?
김재상 :
자산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 말고 구체적 기대가 뭘까?
조정구 :
건물 쓸고 닦는 관리인으로 살면서 공간 한 켠 준다면 정말 설레일 거 같다. 지역자산화에 거는 실질적 기대는 그런 게 아닐까? 내가 타투를 하는데 필요한 두 평 공간이 생긴다는 상상을 하면 행복해진다.
강정아 :
왜 꼭 직접 건물을 사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아 있다. 부담이 너무 크면 되려 커뮤니티가 안 될 수도 있어서 하는 말이다. 관에서 지배하는 공간도 많아지고 있고 커뮤니티 사업도 많은데 사람이 안 간다. 우리가 건물을 사면 무조건 잘 할 수 있는건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김재상 :
위탁사업은 행정의 관점이 지배적이다. 사업능력을 서류로 판단한다. 홍우주는 아직 이력이랄 게 크지 않다. 행정의 시선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태도나 가치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위탁사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단체랑 두고 보면 점수가 높지 않다.
질문(5번문항) :
조합원 혜택에서 혜택은 어떤 의미일까?
문지영 :
홍우주 가입을 주위에 권유 해본 적이 없다. 이 조합에 가입하는 이유와 별개로 리워드를 설정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다. 조합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득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당사자는 그렇게 느껴야 한다. 생협에 가입할 때 혜택이 뭐냐고 물으면 생협 물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혜택이라고 즉각 답이 나온다. 홍우주는 가입하면 바로 느껴지는 이득이 뭔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바로 권유하지 못하겠다. 생산자 중심으로 자신감과 경쟁력을 먼저 갖추는 게 우선일 거 같다. 지역길드라도 일단 되었으면 좋겠다. 내 친구중에 생산자가 있다면 홍우주 길드에 가입하라고 말할 수 있게 말이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듯하다.
조정구 :
주위에 몇 번 가입을 권유한 적이 있다. 잘 되지는 않았다. 가입이 첫발이고 나머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홍우주, 나무그늘, 해빗 등등 나의 경우에는 지역사회와 연관이 되면서 조금 더 먹고 살만해졌다. 서울와서 생짜 맨바닥에서 일할 때보다 나아졌다. 다달이 가계부 적을 수 있는 정도의 안정감은 생겼다. 홍우주가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서울 올라오려고 하는 주변 친구들 중에 재능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에게 홍우주 가입을 권유한 적 있는데 뚜렷하게 가입해야 하는 이유가 와 닿았을지는 미지수다. 아주 장기적 호흡으로 가야 한다.
"지역사회와 연관이 되면서 조금 더 먹고 살만해졌다. 아주 장기적 호흡으로 가야 한다. (조정구)"
김수영 :
홍우주 만남의 날에 생산자 친구 2명이 왔다. 마포구로 독립해와서 사는데 너무 가난하다. 젊은 생산자들 대부분 정말 힘들게 산다. 한 명은 타투, 한 명은 사진/영상을 하고 있는데 만약 스타카토 H가 생산자 중심으로 혜택을 확실히 주면 오지 않을까? 물론 만남의 날 자리에 와서 네트워크가 조금 늘어났을 수 있으나, 그런 막연하고 비정기적인 혜택으로는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조합비 1만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홍우주 내의 생산자 풀이 지금보다 넓어진다면 생산자의 열성팬인 비생산자들이 홍우주에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생산자와 정기적으로 연결되어 교류하는 것이 그 자체로 비생산자를 위한 혜택일 수 있다. 이 때의 교류는 SNS에서 미처 할 수 없는 무언가여야 한다.
강정아 :
홍우주가 하는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추상성이 높다. 당장에 물질적으로 줄 게 없다면 가장 큰 혜택은 주위 동료에 대한 관심이 아니겠나? 동료들은 모두 돈이 없고 삼십이 넘었다. 서로가 서로 굶어죽지 않도록 봐주고 도와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 홍우주에 오면 너의 작업을 관심 있게 봐줄 좋은 친구들이 있어, 이렇게 희망적인 동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당연히 비생산자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생산자들도 힘을 낼 수 있다. 생산자들끼리는 서로 맘 상할까봐 말꺼내기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비생산자들이 관심있게 봐줘야 한다.
김지선 :
저는 주위에 권유해본 적이 있는데 혜택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끼는 분도 있다. 조금 폐쇄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익집단은 아니지만 조금은 기존 홍대 붙받이들이 만든 조직 같다는 인식이 있더라. 생산자들은 지역에 갇혀서 뭘 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이며, 홍대앞에 여전히 문화예술 생태계라는 게 있냐는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홍우주 실체는 잘 드러나지 않고. 적극적으로 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몇 번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