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인터뷰 - 김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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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021, 4:39: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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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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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매월 발행하는 뉴스레터에 조합원 인터뷰를 싣습니다. 2016년 8월호에는 김솔지 조합원을 인터뷰 했습니다. (이하 홍=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김=김솔지)
홍 : 요새 주로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김 : 서울대 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조교로 일하고 있다. 동생과 같이 학교 근처에서 사는데, 성격이 잘 맞는 편이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친구처럼 잘 지낸다.
홍 :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
김 : 진지한 편이다.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바뀌는 부분이 있지만, 처음이나 어느 순간에 어색해하거나 불편해 할 때가 있다. 요새는 그런 내 모습을 불편해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홍 : 불편해하는 건 어떤 때인가?
김 : 상대방이 예의 없는 행동으로 당혹스럽게 하면 화가 난다. 갑자기 무안하게 만드는 걸 싫어한다. 어지간한 희롱 수준이 아니면 대체로는 분위기를 잘 맞춘다. 아무래도 조교를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데, 생각보다 일이 주는 무게가 크다. 실제 일이 무겁다기 보다는 성격과 맞물려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면 이것저것 동시에 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다.
홍 : 반대로 생각하면 한 가지 일에는 집중력이 상당하다는 의미 아닌가?
김 : 그런 편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할 때는 적절히 배분하는 능력이 없으니 단점으로 느껴진다.
홍 : 공부하기에는 좋다. 계속 공부를 하려면 한 우물만 깊이 파야 하니까. 그런데 조교라는 업무 특성이 공부 외적인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 같다.
김 : 전체적으로 삶이 여유가 없다. 그래서 체력적으로도 지치고 다른 활동에도 지장을 준다.
홍 : 다른 활동이라면 어떤 게 있나?
김 : 홍우주 활동도 그렇고 대학원 정규 커리큘럼 말고도 해야 할 공부가 있다. 독일어도 배우는 중인데 저녁에 수업 들으러 가면 이미 지친상태라 공부해야할 분량만 겨우 채운다. 예전에 홍대 미대를 다닐 때 예술이론을 전공했고, 전시 기획이나 코디 등 여러 가지 경험을 했었다. 리뷰도 여러 번 썼었다. 그런 다양한 경험을 계속하고 싶은데 여력이 되지 않는다. 여기 저기 많이 다녀 봐야 시야가 넓어지는데 할 수가 없다.
홍 : 대학원 이후에도 계속 공부를 할지 모르는 상태인가?
김 : 그렇다.
홍 : 그럼 석사 시작할 때는 목표를 어디에 뒀었나?
김 : 더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제일 컸고 정해진 ‘목적’은 없었다. 학부 때 미학 수업에 재미를 붙였다.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공부하고 싶었는데 막상 대학원에 오니까 돈을 안 벌면서 공부할 수는 없는 처지인데 병행하려니 쉽지 않다.
홍 : 그러면 앞으로 계속 공부할지 모르는 상태인가?
김 : 학교라는 형태가 아니어도 공부는 계속할 것이다. 그런데 박사과정을 밟을지는 모르겠다. 지금 느낌으로는 너무 어마어마한 일이 될 거 같다. 만약 외국까지 가게 되면 더 힘들 거 같은데, 극도로 힘들 게 살고 싶지는 않다. 집이 광주인데 스무 살 때 홍대 입학하면서 서울에 왔다. 그 뒤로 한 번도 돈을 안 벌면서 산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벌면서 공부를 병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물론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홍 : 학부 때 배웠던 내용을 소개해 달라.
김 : 학부 때는 예술학과를 다녔다. ‘예술학’ ‘미학’ ‘미술사’ 3가지 학문 및 조형예술과 관련한 이론을 공부하는 학과이다. 학부 때는 얇게 넓게 두루 두루 배운다. 계속 공부를 하면서 분야가 다양하게 갈라진다. 대학원 와서 세부전공은 현대독일미학이다.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현상을 이론적으로 해명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수요자의 다층적 욕구를 파악하고 싶다
홍 : 홍우주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어떻게 처음 알게 됐나?
김 : 2014년에 서교예술실험센터(이하 서교) 2기 공동운영단으로 일할 때 알게 됐다. 당시에 박원순 시장 면담을 하면서 협의체를 만들 테니 문화예술인들을 모아보라는 주문이 있었다. 2기 운영단 안에서 내 주된 역할이 연구정책사업을 진행하고 협의체를 함께 만드는 것이었다. 협의체를 준비하면서 정문식 조합장이 같이 하자고 했다. 당시에 정관 검토한 후에 8월에 짠하고 홍우주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홍 : 그럼 서교는 어떻게 알았나?
김 : 연남동에서 양꼬치 먹다가 김동희 조합원이 소개시켜줬다.
홍 : 김동희 조합원은 어떻게 알았나?
김 : 김동희 조합원은 홍대 판화과 다녔는데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김동희 조합원 전시에 갔다가 만난 게 계기가 되어 몇 번 만났고 김동희 조합원 전시회에 코디도 했었다.
홍 : 홍대 다니는 사람들이 서교예술실험센터든 홍우주든 지역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나?
김 : 대부분 알고는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관련 정보를 많이 습득한다. 저마다 태도는 다양하니 입장은 각자가 결정할 문제지만 많이 알고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중 일부가 이런 시도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 것이고. 경향을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저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홍 : 김동희 조합원을 통해 서교를 알게 됐고 다시 서교를 통해 홍우주를 알게 된 샘인데 참여를 결정하게 된 본인의 동기는 무엇인가?
김 : 원래부터 호기심이 있었다. 문화예술 관련해서 지역에서 홍우주 같은 협의기구가 어떻게 작동할지 궁금했다. 지역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서교도 방문만 하던 공간을 직접 운영하는 게 흥미로웠다.
홍 : 문화예술 정책이나 행정을 담당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생각이 없진 않다.
홍 : 본인이 구현해보고 싶은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김 : 홍우주에서 작년에 예비특구 준비사업을 할 때 연구조사에 함께했다. 각론으로 가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큰 틀에서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홍대앞 생태계를 새롭게 이해하고픈 욕구가 있다. 홍대앞이라는 공간은 매우 다중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 다층적인 모습을 실증적으로 파악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기존의 설명방식은 다소 틀에 박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문화예술인들이 홍대를 키웠는데 상업화가 심화되면서 성격이 변질되었고 이제는 맛집이나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식이다. 홍대앞에서 맛집을 찾는 사람들을 떡볶이 먹으로 온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만 묘사하는 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김 : 사람의 욕구는 다층적이다. 분명히 시장은 변했고 새로운 공급자-소비자의 연결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들이 홍대를 활용하는 방식을 설명해보고 싶다. 생각처럼 한마디로 잘 정리되지는 않지만 수요자들의 욕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지형도를 정교하게 그릴 수 있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나온다. 우리가 그걸 못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전히 예전 이야기들만 주로 유통되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틀을 짜고 정책을 구상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홍 : 맞다. 새로운 흐름을 읽어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언어를 지배하는 자가 결국 프레임을 주도한다. 홍우주는 어떤가?
김 : 예비특구 사업이 전반적으로 참신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작년에 준비사업(하트 어택) 참여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서울시, 마포구 등 여기 저기 간섭이 많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작년에 참여했던 연구조사 사업은 흥미로웠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연구를 이어서 사회화 시키지는 못했다.
홍 : 하트 어택의 어떤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했나?
김 :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문화예술가들이 선생님이 되어 일반인, 청소년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었다. 수업 내용이나 반응은 좋았는데 기획 자체가 지금 흐름과 다른 예전 방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언어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홍대에 있는 예술공간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한다는데 의미는 있지만, 방식은 주민센터에서 하는 것과 크게 차별성이 없는 프로그램 같다. 작년에 인터뷰 하면서 메이커 활동을 접했다. 공간을 활용할 기회를 주고 필요에 의해 오면 가르쳐주고 협업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석하면 좋다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필요해서 오니까 훨씬 적극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생산자-수요자 프레임이 아니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존재 같은 느낌이었다. 일반 소비자보다 훨씬 적극적인 느낌이다. 지금 하고 있는 예비특구 프로그램은 일회성이 강하고 전형적인 생산자-소비자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홍 : 홍우주는 뭘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생산자들이 홍우주라는 그릇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실패해도 좋으니.
김 : 재미난 기획 나올 수 있도록 문을 많이 열어주면 좋겠다. 현재 홍우주는 애매하다. 뜻은 좋은데 굳이 와서 여기서 뭔가를 하려 할까 생각해보면 미지수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조합원도 늘려야 하고 이사들도 더 노력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2년 밖에 안 된 조합치고는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더 많은 일을 해내려고 하기 보다는 하나라도 확실히 보여줬으면 한다. 특구사업은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커서 홍우주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뭔가 재밌고 색다른 시도를 한다는 느낌을 하나라도 주면 좋겠다.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기록 작업을 하고 싶다. 홍대앞을 어떤 개념으로 범주화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시도했으면 좋겠다. 여전히 고정된 몇 가지 이미지로만 홍대를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다. 인터뷰를 더 강화해서 사람들이 뭘 하러 여기 오는지 심층파악하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이 홍대앞이란 공간을 통해 엮이고 싶어 한다. 인터뷰할 때도 사람들이 우호적이다. 다음에 재밌는 일 있으면 또 불러달라 이런 식이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구글 설문 정도 활용해 봐도 재밌는 결과 나올 거 같다. 홍대앞에 와서 뭐하는지 몇시간 동안 어디에 가는지 기본적인 조사는 물론 다른 장소와 차별화된 홍대앞의 욕구는 뭔지 실제로 와서 그 욕구대로 움직이는지 정성분석을 해보고 싶다. 이전 연구 모임 때 얘기했던 거 계속 하고 싶었다.
홍 : 홍대앞이란 공간에 대해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려도 있고 이미 성격이 너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홍우주의 대의는 좋다.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키는 실험을 지역 베이스로 해보겠다는 목적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막연하다.
김 : 요즘 젠트리피케이션 이야기하며 다양한 분석 자료들이 나오고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오히려 서교동 중심부는 점점 황량해지고 그 주변으로 홍대앞에서 파생된 다양한 컨텐츠들이 동심원 모양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중심이 비어 있는 모양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인데 연구모임을 하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현상을 잘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작업 자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스트리트-h가 7주년 전후로 보여줬던 다양한 조사는 매우 인상 깊었다. 홍우주도 그런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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