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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함현희

분류
조합원 인터뷰
인터뷰 장소
공상온도 (서울 마포구 동교로23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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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소 <공상온도> 서울 마포구 동교로23길 40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대에서 공상온도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함현희라고 합니다.
2. 홍우주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홍우주의 이름을 알게 된 건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였어요. 홍대 앞 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예술 활동과 사회적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았었거든요. 당시엔 막연하게 멋있다고 생각 하면서 홍우주의 활동을 지켜봐오던 입장이였죠. 그러다가 제가 공상온도를 운영하던 19년도에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강제로 있던 곳을 떠나야 하는 일이 생겼었어요. 저 혼자서 해결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주변의 도움이나 힘이 간절하게 필요했었죠. 당시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그때의 경험이 사회적인 문제 또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면 함께 목소리를 내주자!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걸 홍우주에서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3.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단 대표적으로 공상온도라는 공간을 운영 하고 있고요, 공상온도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말그대로 복합적인 여러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카페의 가장 전반적인 운영부터 공연 기획, 대관 관리, 서적 입고 관리 등… 그래서 사실 다른 활동들에 많은 비중을 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원래 이전에는 사진작가 일을 했었는데요, 사실 지금은 사진작가로 활동한다고 하기가 조금 민망하기는 해요. 이전에는 나름 작가 활동을 하면서 독립 매거진도 발행을 해왔었고 전시도 기획하고 작가로 참여 했었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공간을 운영하는데에 많은 힘을 쏟는 상황이라 포토그래퍼로서 사진 작가로서 활동은 휴업중인 상태같아요. 하지만 좋은 취미처럼 간간히 작은 개인작업은 하고 있어서, 좋은 기회를 만나면 다시 또 열심히 해야죠.
사진작가로 활동하셨을 당시 주로 어떤 사진을 찍으셨나요?
공상온도를 운영하기 전에 광고회사 촬영팀으로 있었어요. 아무래도 커머셜 쪽은 인물이나 풍경 사진보단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만들어내는 방식의 작업물이 많았어요.
작가로서 개인작업은 저의 심정이나 또는 관심 갖는 문제에 대해 보여주는 것들을 몽환적으로 풀어내는 작업들 위주로 많이 한 것 같아요.
4. 공상온도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원래는 공상온도는 동명의 행사 이름에서 가져온 거에요. 10년전쯤 친구들과 공연과 전시를 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상온도'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었어요.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신진 아티스트 분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작업하다 보니 많은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음악활동을 포기하거나 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그리고 보통 아티스트 분들이 음악활동을 하면서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이 공연장 대관료거든요. 그래서 신진 아티스트 분들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허들을 낮추고 그들이 쉽게 넘어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공상온도에 소개되는 작품이나 아티스트 분들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처음 공상온도를 오픈할 때 선정 기준에 대한 고민을 많이 가졌었어요. 어떤 취향이나 기준을 가지고 섭외를 하면 공간의 색깔을 더 뚜렷하게 갖고 꾸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초반 공간을 운영하기 위한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했어요.
신진 아티스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싶다는 욕심으로 만든 공간인데 제가 기준을 세우고 선정을 해버리면 또 다른 벽이 세워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티스트 분들을 선정하고 공상온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저의 판단과 기준을 담으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걸 다 수용할 수는 없다. 보니까 공상온도의 취지에 맞지않다 하는 부분들이 있다면 제한을 두는 경우 가끔 있기는 해요.
기획 공연으로 올리셨던 공연 중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고 하면 공상온도가 이 공간으로 이사올 때 했었던 <save me 공상온도> 공연 인 것 같아요. 이사를 하기 위한 모금 형태의 공연이었어요.
사실 당시 내부에서 모금 공연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을때 저는 부정적이였어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공상온도를 운영했던 취지가 신진 아티스트 분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운영했던 거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모금공연과 상관없이 당시 공상온도의 상황을  알렸을 때, 정말 감사하게도 그 이전에 공상온도에서 공연을 했었던  뮤지션 분들이 먼저 연락을 주신거에요. 총 3회동안 19팀이 진행했어요. 오롯이 뮤지션 분들과 관심을 갖고 와주신 관객분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공연이여서 공상온도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네요.
5. 공간이 계속해서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상온도를 2016년 1월부터 운영을 했으니, 지금 8년 차 넘어가고 있네요. 짧지 않은 시간 운영을 하고 느낀건 공간 운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엔 돈이에요.
금전적인 부분이 안정화 되어 있으면 더 많은 기획을 할 수가 있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고 더 발전을 할 수 있어요. 실질적인 필요는 사실 돈이죠.
그러면서도 사실 저는 공상온도를 운영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된 수익을 가져본 적이 없거든요.(웃음) 그럼 어떻게 운영할 수 있었냐? 하면 공간이 유지되는데에 필요한 건 사람이더라고요. 카페나 서점을 이용해 주시는 손님분들도 마찬가지이고, 꾸준히 공상온도를 찾아주시는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요.
사실 혼자서 공간을 운영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마음이 자꾸 바닥으로 떨어질 때가 있어요. 내가 아니어도 이런 공간은 많고 실제로 더 좋은 공간들이 많고, 그런데 내가 굳이 이렇게 힘들 필요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이 공간을 위해 나서서 도와주시거나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마주하면 공상온도가 운영 될 수 있게 꾸려나가는 건 나 혼자가 아니구나, 여기를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부족한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찾아주시는 분들을 통해 원동력을 얻고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6. ‘공상온도’와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상온도의 장점 중 하나가 이런 독립문화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단순히 카페를 즐기러 왔다가 저희 진열대에 있는 독립 서적들이나 인디 음반들, 공연 포스터를 접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즐겨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보면은 이런식으로 독립 예술이나 인디 예술이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만들어 보고 싶은게 꿈이자 목표가 된 것 같아요. 그 영향이 아주 작더도 그 조금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싶고 꾸준히 활동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공상온도를 시작한 이후로 항상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리고 장기 연애를 지나고 저를 돌아봤을 때 내가 없는 삶을 너무 오랫동안 살았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하반기와 특히 올해 초부터 개인적으로 즐길 것들을 많이 찾는 시간을 만들어내자라고 계획을 했어요. 여전히 적극적으로 뭔갈 찾고 해본 것이 없긴하지만(웃음) 여행을 간다든가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보려 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제가 내향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사람들을 잘 안 만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좀 많이 만나자! 굳이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만나서 여러 가지 삶을 나누고 하는 시간들을 많이 갖고 싶어요.
7.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가요?
사실 항상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요.(웃음) 내향적인 분들이라고 해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외형적인 척을 하기도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업무 등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 외향적이려 노력을 하긴 하지만 항상 그 선을 못 넘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업무적으로 이 사람이랑 가까워지면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또는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다거나…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다가가고 싶어도 항상 용기내는 게 쉽지 않아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간을 운영하다보니까 먼저 찾아주시고 다가와주시는 외향적인 분들이 계셔서 항상 감사해 하고 있죠.(웃음) 제가 외향적이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항상 있어요.
<조합원 인터뷰 공통질문>
(좌) 안티카페 손과얼굴 / 아이다호 (우)
8. 홍대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의미가 있는 공간들은 지금 대부분 사라진 것 같아요.
그 중 없어져서 제일 아쉬운 공간은 홍대 운동장 끝 구석에 있던  벤치에요.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구석에 높은 위치에 있어서  올라가 있으면 하늘도 잘 보이고 마포도 내려다 보이고 혼자 사색하기 좋은 공간이었어요. 나름 혼자 그 벤치에 ‘티티카카’라고 이름도 붙였었고요.(웃음) 어렸던 시절에 굉장히 좋아했던 공간이에요.
티티카카 :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의 이름이면서, 영화 후아유 에도 등장하고, 3호선버터플라이의 곡 제목이기도 해요
또 하나는 안티카페 손과 얼굴이라는 카페인데요, 홍우주 조합원이기도 하신 강정아님이 운영하셨던 공간이에요. 자주 가진 못했지만 공상온도를 운영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찾던  공간이었어요.
그리고 정아님의 소개로 알게 된 아이다호라는 공간을 비슷한 이유로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공상온도를 포함해서 두 공간 모두 문화예술적인 것들이 계속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무언가 꾸준히 만들어내는 공간들이다보니,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 내적동료라는 의식을 갖게 해줘서 직접적인 교류가 있지 않았어도 그 공간에 가는 것만으로 위안과 힘이 되었던 거 같아요.
9. 최근 나를 감동시킨 것 은 무엇인가요?
작년 11월에 친구들이랑 함께 기획했던 핑퐁클럽 공연인 것 같아요.
아마 주변에 현실적인 친구들이 보면 저한테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 페스티벌에 돈을 굉장히 많이 불태웠거든요.(웃음)
서울이 아니라 원주에서 진행던 공연이기 때문에 아티스트 분들을 모시고 내려가야 했고, 아무래도 공연에 대한 테크닉적인 게 갖춰져 있지 않은 공간에서 공연을 하다보니 준비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사비가 들더라고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감동적였던 건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이 저희가 공연을 올린 의도에 함께 공감 해주시고 선뜻 동참 해주셨단 거에요. 뮤지션 분들도 마찬가지고 스태프 분들은 거의 자원봉사 같이 고생 해 주셨었거든요. 그래서 준비하는 내내 굉장히 미안한 마음과 그렇기 때문에 잘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도 같이 참여했던 스태프분들과 뮤지션분들, 관객분들도 모두 ‘꿈 같은 시간이었다’라고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저 또한 그랬어서 행복했어요.
이 문화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관심을 갖는 분들에 대한 애정으로 같이 동참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공연이 가능했었던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때 모든 경험이 제게 큰 감동이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