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인터뷰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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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2021, 10:46: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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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을 하는 건 타고난 팔자라고 생각해요."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튜나레이블이라는 문화예술기획 회사를 운영하는 김호진이라고 합니다.
회사이름이 튜나레이블인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참치를 좋아하고,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었는데 요즘 이런저런 다양한 일들을 하다 보니 다양한 식재료로 쓰이는 참치처럼 다양한 l 일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게 될지 계획은 없지만 튜나레이블의 뜻처럼 여러 가지 흥미로운 작업을 하고 싶어요.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문화기획 쪽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는 전혀 다른 분야인 it 계열 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러다 제가 2010년도쯤 상상마당에서 하는 독립문화기획자 수업을 듣게 된 후부터 기획 일을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취미로 밴드를 하면서 모든 공연을 제가 만들었었어요. 당시에는 그게 기획이라는 생각을못 했는데 수업을 듣고 나니 ‘내가 여태 한 것이 기획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기획 일이 스트레스가 많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재밌어요. 제가 문화예술 분야에 취미가 많고,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해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음탕이나 주도피아 등 기획들이 재밌고 독특해요.
일단 제가 재밌어야 하고 저에게 의미가 있는 기획들이죠. 제가 처음에 한 기획이 위안부 피해자인 故송신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를 보고 마음이 동해서 영화도 틀고 공연도 하는  상영회였어요. 의미 있는 작업이었죠  음탕같은 경우 가야금 하시는 정민아 씨와 원래 친분이 있기도 했고 민아 씨가 공연에서 섹드립하시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주제로 공연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아 씨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은 그런 거에(섹드립) 익숙하지 않아서 무대 위에서 뮤지션이 그런 드립을 하면 모두가 뻘쭘해지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둘러보면 저만 혼자 웃고 있거나 (웃음) 그래서 아예 판을 깔아보자! 해서 나온 공연이 음탕이에요. 함께 해주신 승은 씨도 만만치 않게 웃긴 분이라 두 분의 시너지가 너무 좋았고 공연도 이슈가 되어서 두 번을 했는데 두 번 다 성공적인 공연이었어요.
주도피아는 음탕 공연을 보고 문래당이라는 곳에서 승은 씨의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해주셔서 공동 기획하게 되었어요. 단순한 단독공연으로 하기보단 좀 더 재미있게 하고 싶었는데. 마침 승은씨가 엄청 주당이시고 그래서 아예 술 공연을 하게 됐죠. 관객들도 마시고 싶은 술을 들고 오고 술을 팔기도 하는 굉장히 재밌었던 공연이에요.
최근엔 뮤지션 단독 콘서트 같은 걸 많이 하고 있지만 저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공연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요즘에도 하려면 할 수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가장 최근에 어떤 공연 하셨어요?
바로 지난주에 홍우주 조합원이기도 하신 천용성님의 쇼케이스가 있었어요. 많은 의미를 준 공연이었죠. 기획이라는 건 언제나 그렇지만 준비가 정말 힘들고 지금도 정산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은 저희 튜나가 다섯명 체제로 처음 해본 작업이었어요. 상상마당이 조금 크기도 하고 운영에 관해서 할 일이 너무 많았죠. 예전에는 공연을 할 때 신경 쓸게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도 받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신경을 조금 덜 쓰려고 하기도 했고 다들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주어서 매끄럽게 잘 진행이 된, 더할나위없이 잘 끝난 성공적인 공연이었네요.
앞으로는 어떤 기획들 계획중이세요?
8월 27일부터 28일 까지 마포나루서핑클럽이라는 부산과 마포 지역의 뮤지션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한 지역에 국한된 음악들이 더욱더 퍼져 나가기를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됐어요. 공연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닌 서로 영향도 주고받을 수 있는 좀 더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해요.
또 기존에 해오던 오픈레코드를 10월 16일에 개최합니다. 이번 오픈 레코드는 공연의 수를 조금 줄이되 퀄리티를 높이고 마켓을 전보다 조금 더 크게 해볼까 구상 중이에요.
공연은 아니지만, 엘피 제작에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드나잇스낵서울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뮤지션들의 음원 9곡이 담기는 컴필레이션 음반을 현재 영국에서 제작 중에 있어요. 제작자 및 제작사는 따로 있지만 여러 부분, 특히 한국에서의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변수가 있지만 올해 중에는 수입해서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1월 13일에는 허클베리핀의 공연이 개최되기도 해요. 각자 특색이 있는 프로젝트들을 하반기 내내 하게 될 것 같아요. 11월까지 일들을 마무리하고 코로나가 없어지면 매년 하던 튜나레이블 감사제도 하고 싶네요.
5년뒤 튜나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요?
도저히 예측 불가하긴 하네요. 저의 꿈이긴 하지만, 제 고향이기도 한 통영에서 통영의 특색이 담긴, 통영에서만 가능한 큰 음악제를 열고 싶어요. 또 통영을 부산과 경상권의 음악이 연결되는 허브적 역할이 되는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싶습니다. 튜나레이블이 서울에 남아있고 오픈 레코드도 계속 이어질 것 같지만 저는 통영에 있을 것 같아요. 전에 40일 정도 통영에서 일을 해봤는데 크게 번거롭지 않더라고요. 서울엔 다른 동료들이 많이 있기도 하고요. 서울은 너무 치열하고 잘하는 분들도 너무 많아서 서울에서 뭔가 큰일을 하기에는 자신이 없네요. 통영에서 작은 위스키 바를 하나 하면서 기획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위스키 바요?
다양한 위스키와 두 종류의 생맥주, 그리고 음반을 파는 곳입니다.
현재는 가게가 들어설 땅까지 봐둔 상황이고 위스키 공부도 하고 있어요. 홍우주 조합원들에게는 위스키 시음 기회를 드립니다.
통영이 원래 문화예술 분야로 조금 활발한 편인가요?
통영에 내내 있었던 게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아요. 6월에  통영 출신의 기획자들이 한 번 모이기도 했는데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가진 분들이 계셔서 앞으로 통영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제일 먼저 내려갈 것 같긴 하지만 다들 언젠간 통영으로 내려갈 계획을 갖고 계시고 고향에서 꿈꾸는 것들이 있으시더라고요. 저에게는 이제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 것 같아요. 충분히 잘 될 것 같기도 하고요.
통영에 내려가실 계획은 예전부터 하고 계셨나요?
옛날엔 아주 나이가 들면 통영에 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기획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돈이 되는 다른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음탕이나 주도피아 등 성공적으로 공연이 끝나고도 저한테 남는 돈이 정말 없는 거예요 그래서 기획 쪽에서 비전을 못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에 고향(통영)이라는 비전을 찾고 기획 일을 전업으로 나서게 됐어요.
그럼에도 기획 일을 계속하시는 이유가 뭘까요? 문화예술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현실이 정말 힘들어도 계속하시잖아요.
이 일을 누구한테 권하고 싶진 않아요. 대신 본인의 비전이 확고한 경우에는 추천합니다. 제 생각에 기획 일을 하는 건 타고난 팔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아무리 우울증이 오고 힘들어도 기획 일을 놓고 싶지 않더라고요. 저는 운이 좋게도 지역, 고향이라는 비전이 있고 저를 이 포지션으로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게는 그냥 평생직장이에요.
너무 좋네요. 서울에서 어느 정도 인프라를 확보해 놓고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을 고향으로 가지고 가서 연결하고..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서울에서 뭘 했는지는 통영에서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과정에서 많이 바뀌기도 하고요. 서울에서 뭘 했다기 보다는 무엇을 익혔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통영은 통영 만의 정서가 있으니까요. 저도 그걸 몰랐었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어요. 지금도 적응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내려가기도 했고 지역 신문에 칼럼도 쓰는 등 노력을 했었죠.
통영에 오가면서 재미있었던 게 서울에서는 오히려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통영에서는 쉽게 만나고 인연을 맺을 수가 있더라고요. 통영을 통해서 알게 된 인연들이 많아요. 또 통영에서 일하면서 많이 배운 것도 있어요. 신기하죠. 제가 서울에서 배운 것들로 통영에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통영에서 배운 걸 서울에서 써먹게 될지 몰랐거든요.
요즘 일 말고 빠져있는 건 없으세요?
요즘엔.. 없는 것 같네요. 일 말고 다른 걸 찾아야 하는데.. 예전엔 일에 푹 빠져 살아서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보니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 같아요. 얼굴빛이 나빠지고 건강한 에너지가 줄어들어요.  튜나레이블도 다양한 작업을 잘 해내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통영에 내려갈 준비들이 착착 잘 되어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스트레스가 쌓이네요. 빨리 통영으로 가야겠어요. 통영에서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고 그러고 싶네요.
홍우주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어요?
정문식 이사님 때문이죠. 문식님이 홍우주를 만들 때 조합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가입하지 않았어요. 저는 제 포지션을 인디로 한정 짓기가 굉장히 싫었거든요. 홍우주에 들어가는 순간 인디에 갇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동네에 5년째 살고 있으면서도 가입하지 않았는데 문식님이 저한테 술을 많이 사주셨거든요. 그 술값을 하려고 가입하게 됐어요. 매월 만원씩의 지출 정도는.. 괜찮겠다 싶었죠. (웃음)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홍대, 마포구를 너무 좋아하지만, 애정이 크지는 않아요. 좋은 인연들도 많고 좋은 점이 너무 많지만 저는 계속 살아갈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홍우주 탈퇴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이 되겠죠.
편선님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긴 해요. 통영에서 어느 정도 문화기획자로서 자리를 잡아서 은퇴 후에 예술학교를 만들어 제자들을 키워내고 싶어요. 기획 실무, 음향, 영상, 조명 등 통영에 그런 인프라들이 많이 생겨서 저의 제자들이 축제도 만들고 공연도 하는 모습들을 꿈꾸고 있어요. 통영 출신의 인재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해주세요.
인터뷰가 재미있어야 할 것 같아서 홍우주에서 사무회계 담당으로 근무하셨던 박수빈님을 지목할게요.
질문 한 가지 남긴다면
컨설팅이나 회계 강의를 조합원들 대상으로 많이 하고 계시는데 수익 모델로 생각하시는 건지 아니면 답답한 마음에 기꺼이 해주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수빈님이 이쪽 일을 하게 되신 이유도 궁금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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