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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이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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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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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기획자 이도희입니다.
홍우주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홍우주가 위탁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에서 기획, 홍보 파트로 일하고 있어요. 센터의 일로부터 시작된 인연은 맞지만, 그 전부터 홍우주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홍우주가 진행했던 스타카토H 워크숍 홍보 포스터를 보고 인상 깊어 홍우주를 알게 되었죠.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홍우주의 이사장님이신 단편선 님이 어느 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저는 누구누구이고 이런 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번 보고 싶다고요. 정말 정성스러운 메시지였어요. 제안을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편선 님처럼 정성스럽게 제안을 해주시는 경우는 드물었죠. 그래서 어떤 일이든 이분을 한 번 만나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함께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의 일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마음만큼은 홍우주와 정말 가까워졌어요.
입사하고 조합원이 바로 되지는 못했어요. 일이 바쁘게 돌아가기도 했고, 내적 친밀도를 더 쌓고 싶었다고 해야할까요. 조합원 가입도 어떻게 보면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고, 저는 제가 어떤 곳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백 퍼센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홍우주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가 중요했어요. 함께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홍우주를 더 많이 응원하게 되어 가입하게 됐어요.
건축공학을 전공했다고 들었어요. 지금 하는 일은 아예 다른 분야잖아요.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졸업하고 전공 관련 일을 잠깐 하기도 했었어요.  건축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한 현장에서 최소 1-2년을 머물러야 한다는 것인데요, 제가 있던 곳은 더 큰 곳이라 3-4년씩 현장에 머물러야 했어요. 그곳에서 새벽에 출근해 다 함께 체조를 하고 현장 근무를 하다 사무실 근무를 하고 퇴근하고는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또 아침이 되면 출근해서 체조를 하고… 그런 루틴이 있었어요. 루틴대로 살다 보니 내가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이 사라지더라고요. 살아있다는 느낌을 못 받았던 것 같아요. 고민하던 시점에 문화예술 지원사업이나 워크숍 같은 걸 굉장히 많이 찾아봤었어요. 어느날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만들고, 일도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문화 기획사에 입사하게 되었죠. 거리축제나 여러 다양한 행사의 형태를 경험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흘러 흘러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어요.
원래도 문화예술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전국 곳곳을 많이 돌아다녔어요. “난 문화예술이 제일 좋아!” 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 녹아져있던 것 같아요. 조금 쑥쓰럽지만 저는 덕질에 진심인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파트너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시작은 덕질이었고, 지금은 ‘행복의 순간’을 만드는 일이라 계속 하고 싶어요. 이렇듯 제가 즐길 수 있는 일들이 하고 싶었어요. 또 이왕 하는 일 쌀 한 톨만큼이라도 의미 있는 무언갈 하고 싶었죠. 그 마음으로 문화예술 관련 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건축공학과 문화예술 일은 매우 다른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기획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잖아요. 건축도 그렇거든요. 프로세스가 비슷해요. 그래서 그런지 엄청 새로운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주제가 바뀐 느낌이에요.
건축 안에서도 설계나 디자인 보다 공간의 쓰임이나 커뮤니티 조성 쪽에 더 관심이 있는 편이었나요?
지금은 무엇을 하든 “왜?”라는 질문부터 시작하는데, 대학교 때 까지는 그런 성향이 크지 않았어요. 할 수 있는 것을 잘하기 위해 공부를 했어요. 공부를 하다보면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되라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사실 전 공대생이다보니, 대학교 때에는 ‘공간의 쓰임이나 커뮤니티 조성’보다는 공학적인 측면에서 건축이나 공간을 바라보는 게 익숙했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환경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공간이 주는 빛 환경, 음 환경.. 처음에는 공학적인 접근으로 시작했고, 점점 더 공간을 채우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힘이 굉장히 강력하잖아요. 그때 했던 생각들과 경험이 연장되어 지금 저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공간을 만들어나간다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센터도 그렇고 지금 따로 하는 일인 사랑방 일도 그렇고 저는 공간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고 싶었어요.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지금의 결정이 영원히 박제될 것 같아 참 어렵다는 것이에요.  공간의 성격, 메시지, 추구하는 방향 등 축제와 다르게 한번 이미지를 잡으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느낌이 들어요. 리브랜딩 하기에 너무 많은 요소와 품이 들어 많은 고민이 필요하죠. 그래서 어렵지만 그게 재밌기도 해요.
사랑방은 어떤 곳이에요?
사랑방은 홍대 언플러그드 근처에 있는 술집이에요. 문화기획, 연기, 공연기획, 사회조사 등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덟 명이 모여 만든 공간이에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그곳에 술을 팔면 더 좋겠고 하는 마음들이 모여 만들게 되었어요. 맨날 모여 이야기만 나누다 이렇게 계속 미루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날 덜컥 공간을 계약해버리고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았어요. 처음엔 세 명 정도가 모였고 그간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모아 여덟 명의 사장님들이 모였어요.
여덟 명이 같이 일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없나요?
누군가 여덟 명이서 사업을 한다고 하면, 평생 말리고 싶어요. (웃음)  사실 몇 년 전에도 ‘협동조합은 절대 안 할 거야'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사랑방은 의사결정의 방식이 협동조합의 형태와 비슷해요. 모두의 주관이 담겨야 하고 어느 정도 의견이 맞아야 일이 진행되고 그런 부분들이요. 각자의 재미를 찾기 위한 공간이다 보니 누군가가 불편해하면 하지 않는다거나 누군가 너무 하고 싶다고 하면 절충안을 만들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의사 결정이 제일 고민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럼, 반대로 어떤 점이 가장 즐거운가요?
여덟 명이라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 여덟 명이 만난 것이 제일 즐거워요. 단순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걸 넘어서 어떤 공간을 운영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깊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사랑방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경험하고 있는게 많아요. 상가계약, 사업자 등 행정적인 것부터 공간 인테리어, 메뉴개발, 눈에 보이지 않는 일들까지 여덟 사장이 다 같이 진행했어요. 사랑방을 하지 않았다면 하기 힘든 경험이죠.무엇보다  공간에 손님이 온다는건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그 손님과 함께 놀고 이야기나눌 때, 사랑방하기 참 잘했다 이런 생각을 해요.
오픈한지 꽤 되었어요. 사랑방이 거실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사랑이 넘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런 공간이 되어가고 있나요?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죠. 예쁘고 좋은 것만 사랑이라고 할 수 있나요? (웃음)
센터 일과 사랑방 말고도 하는 일이 굉장히 많다고 알고 있어요.  많이 바쁘죠?
센터와 사랑방 일 말고도 뮤직플로우 페스티벌, 공익광고를 만드는 프로젝트인 ‘발광' 등.. 사부작사부작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일을 선택하는 데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돈, 의미, 재미. 이 세 가지.
이 중 두 가지가 충족되면 하는 편이에요. 가장 큰 것은 재미. 재미있어 보이면 일단 해요.
많은 일을 한 번에 수행하는 데에는 장단점이 분명하게 있어요.  장점은 저는 프로젝트를 넓게 펼쳐두고 보는 것에 능한 사람이라 장점이 잘 발휘되는 것, 그리고 질릴 틈이 없다는 것이에요. 새로운 것들을 다양한 역할로 수행하고 있으니까요. 단점은 여러 일이 시기적으로 겹칠 때 종종 한계를 느껴요. 체력적으로도, 물리적인 시간도요. 그러다 보면 더 잘하고 싶은 부분들을 놓치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약간 현타가 오긴하죠.
지금까지의 기획 중에 기억에 남고 재밌었던 건?
신촌 거리에서 스타트업 거리축제를 진행했었어요. 규모가 엄청나게 큰 프로젝트였는데 어쩌다보니 1년차인 제가 PM이 되었어요. 아무것도 없는 백지의 땅에 80개가 넘는 기업의 부스를 만들고 무대를 만들고 그런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실제로 축제 이후 매출이 급상승한 기업들도 있고요.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보면서 너무 뿌듯하기도 하고 그때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일을 했는데, 그때 협업의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처음으로 맡아 진행한 일이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도희 님에게 기획이란?
저에게 기획이라는 건  ‘주체적이고 소신 있는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세상과의 연결고리’ 같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저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고 한 번 사는 인생 계속 이렇게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누군가는 다 열심히 하면 너무 피곤하지 않아? 이렇게 묻기도 하는데 그냥 저란 인간은 그런 것 같아요.
열심히 사는 와중에도 다 같이 춤추며 즐겁게 지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일을 할 때 선택하는 기준이 여러 개 있어요. 그래도 결국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  하느냐가 기본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홍우주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 같이 고생하기도 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지금 저의 동료들이 정말 좋고요. 그래서 홍우주의 다른 분들도 정말 궁금해요. 이분들이 이렇게 좋은 분들이라면 다른 분들도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제 앞에 계신 고은 님의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