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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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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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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 공간 곁 <마포구 성미산로 13길 84-3>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포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시각예술 공부를 하고 시각 예술과 관련된 전시 기획 일을 하고 있는 강재영 이라고 합니다.
홍우주 차원으로는 홍우주의 창립부터 지금까지 홍우주를 지켜봐온 사람이라고 소개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2. 홍우주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홍우주가 창립 될 당시 서교예술실험센터의 공동 운영단에서 홍대앞의 문화예술생태계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민 하는 차원에서 예술인들이 모여 연구하는 모임이 시작했었어요. 저도 그때 당시 그 근방에서 공부하던 상황이어서 홍우주의 결성 논의가 있던 시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죠.
마포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마포라고 하는 지역의 문화예술 생태계에 자부심 같은 게 있었거든요. 지역 기반으로 예술인들을 지탱할 수 있는 생태계가 확보가 된다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더불어 제 삶과 가까운 공간인 이곳에서 다른 예술인들과 교류하고 고민해보면 어떨까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출자금을 내고 가입을 하게 되었죠.
3.   강재영 조합원님께 홍대는 어떤 공간이었나요?
사실 저는 내향적 성향이 강한 편이라서요(웃음). 홍대씬이라고 하는 이 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스타일은 못됐던 것 같아요. 보통 클럽 빵이나 에프에프 같은 공연장에서 가서 조용히 공연만 보고 나온다던가 하는 것들이 전부였죠. 그러다보니 저한테 홍대라는 곳은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경하는 곳이였어요.
또 다른 점에서 홍대앞은  개인이 개인으로서 존중받고 권위나 권력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자기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10년, 15년 전에 비해서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변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그런 모습들이 존중받는 공간인 것 같아요. 그런 지점에서 홍대앞은  여전히 제게 자부심을  갖게하고 애정을 갖게하는 곳 이죠.
4. 지금 하고 계신 일(또는 근황)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홍우주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 김솔지 이사님과 더블데크웍스라는 전시 기획, 예술 기획을 하는 회사를 공동 운영 하고 있습니다. 더블데크웍스에서 주로 하는 일은 예술가들, 보통 시각 예술을 하시는 분들과 함께 전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보통 작가분들이 자기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들을 하시는데 혼자 풀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무적인 부분과 행정적인 부분 등을 돕고,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과 작품 또는 작가 분들이 잘 만날 수 있는 지 고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는 전태일기념관이라는 곳에서 전시 기획 일을 했었어요. 전태일 기념관은 서울시에서 설립하고 전태일 재단에서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문화복합공간이에요. 공연장과 전시장 외에도 노동 관련 작은 조합들이나 단체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5층에는 노동권익센터가 있어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상담해 주거나 하는 공간도 있는 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학예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기획전시를 담당해서 1년에 두세 차례 정도 전시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보통 전시를 만드는 내용은 전태일이나, 이소선 어머니 그리고 청계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봉제 노동자들의 조직인 청계피복노동조합의 70년대 활동  당시에 대한 사료들을  가지고 주제에 맞게 설치 하거나 그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인터뷰해서 전시로 만들어내는 일을 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시각 예술가분들과 소설가, 시인분들이 협업해서 다양한 방식의 매체로 관람객이 접근할 수 있도록 미디어 믹스 기획 같은 것들도 했었고요. 5년 가까이 일하고 최근에 그만두게 돼서 많이 아쉬움이 있죠.
더블데크웍스 인스타그램 @ double.deck.works
5.  현재 홍우주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 김솔지님과 <더블데크웍스>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연남동의 한 복합 공간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을 때 였어요. 기획자지만 사실상 식물에 물주고 운전하고… 잡부로 일 하고 있을 때 였죠.(웃음) 그러면서 언젠가 나랑 마음이 잘 통하고 손이 잘 맞는 사람하고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18년도쯤 솔지씨가 먼저 제안을 준 게 계기가 된거였어요.
더블데크웍스 라는 이름의 뜻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더블데크카세트플레이어라는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를 보고 착안을 했던거에요. 테이프 두개를 넣어서 하나는 재생을 하고 하나는 녹음을 할 수 있는 방식의 카세트 플레이어인데요, 우리가 같이 일을 한다면 위계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하는 구조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또 예전 테이프를 보면 앞뒤로 a side 와 b side  나뉘어져있는 것 처럼 솔지씨가 a side의 역할을하고 제가 b side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김솔지조합원과 저 그리고 다른 협업자분들 까지도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소통하면서 언제든지 협업할 수 있는 그런 구조 운영하고자 했습니다.
6.  최근 작업하셨던 전시 또는 기억에 남는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일 최근에 했던 전시 중 의미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는데요, 올해 2월에 성북구에 챔버 1919라는 공간에서 진행했던 <THINGS LEFT UNMADE> 전시에요.
보통 전시들은 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기금을 받아서 진행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기획비나 대관비… 전부 참여 기획자나 작가들이 본인의 돈으로 참여해야 되는 구조였어요. 지원금 제도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작가들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정말 필요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형식적으로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면서 애정을 가지고 준비했던 전시였어서 기억에 남아요.
Things Left unmade 라는 말은 실제로 있는 말은 아니고요, ‘만들어지지 않은 채 남겨져 있는’ 라는 뜻이에요. 참여 작가분 중 장시재 작가님과 이야기 하면서 떠오른 단어인데요. 보통 전통적으로 조각이라고 하면 사물을 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근데 그분은 사물들을 자기가 느껴지는 감정을 추상적으로 앞에 놓여진 재료를 가지고 표현해내는 거예요. 분위기라든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죠. 그리고 본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품마다 개인의 상황의 감정들이 물질화된 특성이 있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짚어줘야겠다고 해서 제목을 <THINGS LEFT UNMADE >로 지었어요.
그런 맥락에서 전시의 주제를 잡으니까 개인적으로 종종 뵙던 작가분 중 이지현 작가님이 떠오른 거예요. 그래서 바로 미팅도 진행하고 2인전 형태로 전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죠.
또 전시 공간이 정말 특이헀는데 65년에 지어진 기와집을 최소한의 구조만 남겨지고 전시장으로 만들어둔 거에요.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 형식의 전시장이 아닌 공간이라서 특별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원을 받아서 진행하는 전시가 아니다보니 공간 월세나 홍보 등 다 저희 비용을 들여가지고 준비했는데 너무너무 신이 나는 거예요. 되게 오랜만에 그런 기분을 느껴본 것 같았어요. 인터뷰 초반에 말씀드렸던 더블데크웍스는 작가분들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하면서 관람객들하고 작품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측면에서 더블데크웍스가 했었어야 되는 일을 한 것 같아요.
기획하기에 앞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그런 게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있더라고요.(웃음)
큐레이터라의 작업 태도나 연구 방식을 큐레이터십이라고 하는데요,  큐레이터의 성향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어요. 어떤 큐레이터는 작가들을 휘어 잡아서 작업을 조율하고 조정하고 말그대로 디렉터의 역할을 하는 큐레이터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아예 반대의 방식도 있거든요.
저는 사실은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를 테면 큐레이터가 권위를 가지고 작가들에게 디렉을 주면 큐레이터가 얘기하고 싶어 하는 주제 작품들이 소모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작가들의 개인적인 상황이나 환경, 이런 건 다 소멸되고 이미지만 남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도 있어요. 그것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일 수는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으론 작업이 안 되고요, 사실은 그럴 수도 없고 사람이에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전시를  기획하기 앞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를 최대한 잘 전달하고,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걸 더 잘 보여줄 수 있게 만드는 것  인거 같아요.
앞으로 계획 중인 전시 또는 작업해보고 싶은 전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가오는 4월 12일 날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연극센터가 재개관 해요. 그때 희곡제라고 해서 작가분들의 희곡을 여러 방식으로 사람들한테 선보이는 페스티벌을 하는데 그중에 연계 전시로 진행하게 돼서 준비 중인것이 하나 있습니다.
또 6월에 더블 데크웍스로 참여하는 반재하 작가의 공연도 있고요, 지금 준비 중인 것은 그 두 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홍우주 뉴스레터를 통해 조합원분들께 전시정보 등 함께 전달드릴 예정이니, 많이 관심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 최근 관심가지고 있는 이슈 또는 주제 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관심 두고 있는 게 많아서 항상 바쁜 삶을 살고 있는데요(웃음)
그중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거는 자동차 문화 에요. 다들 지금 갑자기 생뚱 맞을 텐데(웃음)
이 주제는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집착해 오던 인생 주제 같은 건데요, 자동차를 인간 문명 이기, 인간 활동의 산물이라고 이야기  하잖아요. 나름 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한 지가 이제 70년 80년 돼 가는데 그 과정에서의 한국 사람들의 어떤 문화적 특성과 자동차가 만나면서 만들어낸 파장 같은 게 있거든요. 다만 한국에서는 그걸 문화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그저 소비재로 바라보는 인식이 큰 것 같아요. 이런 주제를 가지고 새롭게 읽어보고 리서치해서 전시 형태로 풀어서 이야기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또 최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 인데요, 기술이랑 인간이 어떻게 조응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지점들에도 관심이 많아서 최근에 공부하고 있어요. 예술 장르 안에서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을 활용을 해서 작업 하는 분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서요.
크게 최근 관심가지고  있는  이슈는 이 두가지  정도 인  것 같네요.
(마포구 와우산로29길 12) 클럽 빵 / 비닐 (마포구 와우산로 61-1)
8. 홍대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소개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간 또는 자주가는 맛집/카페 등)
제 개인한테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공간은 클럽 빵인 것 같아요. 예전에 오디션 보고 떨어진 적도 있고(웃음)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을 찾아다니던  곳이기도 했고요.
또 제가 밴드활동을 하면서 올라갔던 첫 무대가 빵이였거든요. 여전히 남아 있어주는게 너무 신기하고 고맙기도 하고요. 항상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요.
밴드활동을 하셨었나요?
한 17년부터 20년까지 밴드활동을 했었어요. 저는 밴드에서 베이스를 쳤었어요.
실제로 공연에 올랐던거는 19년, 20년도쯤에 한 달에 한두 번씩 히피토끼, 클럽 빵, 쌀롱 노마드에서 무대도 했었고요. 지금은 활동을 안 하고 있지만  여유가 되면 다시 오디션도 보고 공연도 해보고 싶어요.(웃음)
그리고 맛집은 아니지만 제가 예전부터 자주 가고 좋아했던 곳이있는데요, 비닐(vinyl)이라고 극동방송 맞은편 쪽 길에 있는 칵테일 바에요. 비닐에다가 칵테일 담아서 파는 조그마한 가게인데 거기서 판매하는 카시스 칵테일을 좋아했어요. 정말 맛있습니다.(웃음)
documenta fifteen 2022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신 창작 집단, 루앙루파(Ruangrupa)
9. 최근 나를 감동시킨 것은 무엇인가요?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 라고 독일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현대미술 축제가 있어요. 현대미술계에서는 손꼽히는 축제 중에 하나인데, 작년에 기회가 돼서 더블데크웍스의 프로젝트로 함께 하고 있는  분단이미지센터 팀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 행사 자체로 의미가 있었던 것 중에 하나는 도큐멘타 예술감독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컬렉티브인 ‘루앙루파(Ruangrupa)’가 맡게되었던 거에요. 전 세계 현대미술계의 비전을 제시하는 거대 행사라고는 하지만 암묵적으로는 유럽과 백인 위주로 예술감독을 선정하며 한 번도 아시아 한테 디렉터십을 내준 적이 없었거든요. 일단 너무 신이 났죠.
기억에 남는 건 루앙루파에서 축제의 정신을 룽붕(Lumbung)으로 정의했어요. 룽붕은 인도네이사어로 수확한 쌀을 지역 사회가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한 헛간을 의미하거든요. 비슷하게 공동체 실험 같은 것을 하는데, 작가들한테 돈을 주고 작가들 끼리 그룹을 만들어서 받은 돈을 바구니에 다 넣어요. 그다음에 어떻게 쓸지는 같이 결정하는 거에요. 이런 게 저를 굉장히 가슴을 뛰게 했어요.
루앙루파가 반유대주의 상징이 포함된 걸개그림을 걸어서 독일 내에서 정치적 사회적 문제제기를 당하고 이를 온전히 수습하지 못한 것은 큰 오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과 삶을 다른 방식으로 정의해보려 시도했던 카셀 도큐멘타 조직과 루앙루파의 일련의 시도는 나름대로의 평가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더블데크웍스를 시작하면서 김솔지 조합원과 얘기했던 조직의 운영 방식도 생각이 났었고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조직을 운영 할때에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까… 등 고민들이 있는데 그거에 대한 모델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