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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 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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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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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우주에서 위탁운영을 맡고있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의 예산, 세무회계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박수빈입니다. 이전에는 세무회계 사무소에서 관련 업무를 많이 했었고 세무 일을 하기 전에는 판소리를 했었어요. 오래전부터 문화예술 관련된 곳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홍우주와 일하게 되어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홍우주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나요?
정말 우연히 가입하게 됐어요. 저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 조합원이기도 한데요, 조합원 중 한분이 연락이 와서 홍우주에서 문화예술 관련 세무회계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추천해줬어요. 저는 문화예술 쪽에 늘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바로 일을 하게 됐어요.
홍우주라는 단체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알게 되었고,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 있는 걸 옆에서 보면서 ‘내가 판소리를 했을때 홍우주같은 단체를 만났더라면 정말 좋았겠다.’는 마음이 들어 가입까지 하게 됐네요.
전에 일했던 민달팽이는 어떤 단체인가요?
민달팽이는 2000년도 초반 대학교 기숙사 문제가 있었을 때 운동을 하던 친구들이 만든 단체예요. 처음에 정책위주의 활동을 하는 민달팽이 유니온이 만들어졌고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을 공급하게 되면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만들어졌어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서는 ‘달팽이집’ 이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 중심의 쉐어하우스도 운영하고 있어요. 저도 이 쉐어하우스에 입주하면서 민달팽이에 대해 알게 됐죠. 한달에 한번씩 반상회도 하고 집에 대한 모든 것들을 자치적으로 해결하면서 혼자 살면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해볼 수 있는 환경이에요.
원래 주거 문제에 관심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요?
저는 20대 중반에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부터 계속 혼자 살았어요. 원룸 살다가 오피스텔에서도 살아보고… 그때는 서울에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따로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저한테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었거든요. 점점 서울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 시간이 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우연히 쉐어하우스 모집 공고를 보고 들어가게 됐어요.
어린 나이에 혼자 집 계약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민달팽이에 들어가서 주거 문제 관련한 강의나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청년주거에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이후에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하는 정책일에도 관심이 생겨 활동을 하기도 했죠.
쉐어하우스에서 지내는 건 어땠어요?
쉐어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삼 년 정도 공무원 준비를 하느라 노량진에서 혼자 지내면서 사회생활을 전혀 못 했었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함께 지내는 게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되어서 제 전공인 판소리로 클래스도 열고 다양한 취미활동을 같이 하기도 했거든요. 대부분 잘 지내긴 했지만 혼자 산 기간이 길다 보니 그 안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어요.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우게 된 의미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판소리를 전공으로 하다가 세무 회계 쪽 일을 하고 계신 것도 신기해요. 정말 다른 영역인데요.
당시에는 생계를 위해 세무 일을 시작하긴 했어요. 판소리를 그만두고 굉장히 절실한 상태였거든요. 일단 국악을 그만두겠다고 선언을 하긴 했는데 판소리 외에 컴퓨터 활용이나 영어 등 다른 스펙이 전혀 없는 상태였어요.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운이 좋게도 처음 들어간 세무 사무소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어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자격증을 공부하고 그렇게 1년을 보냈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절실하고 간절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일을 그만 두면 또 뭘 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 시간이 쌓여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세무 일도 벌써 9년 차가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전문성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이 일에 대해서도 좀 더 추구하는 방향이 생겼어요. 문화예술쪽 그중에서도 영리가 아닌 비영리로 가치를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영역에서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지금 홍우주에서 그걸 어느 정도 이루고 있고 앞으로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사람은 계속 변하잖아요. 판소리를 하다가 갑자기 종일 앉아 숫자를 봐야만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제는 그걸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다시 판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판소리를 그만둔 지 10년쯤 됐네요. 그만둔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판소리의 ‘판’자만 들어도 마음이 울렁이기도 하고 한 번은 판소리가 너무 하고 싶어서 혼자 흥얼거리는데 가사를 아직 다 외우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애정하는 판소리를 아예 놓을 생각은 없어요. 제 어린 시절 내내 해 왔던 것이 있기 때문에 판소리를 해서 예술인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보다는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하면서 저의 예술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취미 왕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저는 제가 하는 것들을 취미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지금 배우는 한국무용이나 잠깐 했었던 발레, 기타, 그림 등 이런 것들은 다 저의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작업이잖아요.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잘 다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기 위해 기초를 계속 배워보는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세무회계 일을 하다 보면 말랑말랑한 사고가 점점 딱딱해지는 경험을 하게 돼요. 이걸 계속 말랑말랑하게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계속 시도해보는 중이에요. 저는 제 안의 예술적인 감각이 사라지는 게 싫거든요.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앞으로도 잘 표현하고 싶어요.
학교도 다니고 계시는데 공부를 다시 시작한 이유가 궁금해요.
현재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학점은행제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저는 대학에 다닐 때 실기를 위주로 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공부를 해도 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흡수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경영학 공부는 세무 회계 일을 하면서 막히는 부분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고 시작했어요. 최근에 1:1 세무 컨설팅을 하며 다양한 업종의 분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그분들을 만날 때 회계적으로 설명을 잘해드릴 수는 있지만, 경영에 대해서는 조금 막히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사업이라는 건 돈만 드나드는 것이 아니라 돈을 통해 뭔갈 하는 거잖아요. 인건비 문제, 사람 관리, 조직 등 경영 쪽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지금 당장은 저한테 컨설팅을 받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고, 그들의 고충에 공감하고 이해해주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요즘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은?
스스로 조금 관대해지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취미도 많고, 일도 하고 컨설팅도 하러 다니고.. 바쁘게 살고 있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자신을 좀 다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바쁘게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하던 일을 (판소리) 그만두고 전환한 사람이고 전환하면서 그 간절함에 초반에 열심히 달리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 달리고 있는 것 같아요. 멈춰 쉬는 걸 잘 못 하는 사람이라 달리다 보면 실수도 하고 스스로를 굉장히 채찍질 하게 되잖아요? 뒤돌아보니 저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자신을 스스로 많이 사랑해주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주로 밖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긴 하지만 온전히 저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함도 느껴요.
수빈에게 홍우주란?
조합원이면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어 정의가 어렵지만.. 홍우주가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단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문화예술인들이 한 단체에 모여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조합원들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조직이 되었으면 해요. 직원으로 일하며 홍우주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이사장님이나, 상임이사님, 각  이사님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바쁘게 활동하는데 홍우주에 관심을 두고 일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직을 위해 모두 열심히 임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이 가치를 알고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7월의 인터뷰이 김호진 조합원께서 질문을 남겨 주셨어요.
< 컨설팅이나 회계 강의를 조합원들 대상으로 많이 하고 계시는데 수익 모델로 생각하시는 건지 아니면 답답한 마음에 기꺼이 해주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수빈 님이 이쪽 일을 하게 되신 이유도 궁금하고요. >
처음에는 문화예술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이 세금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모르고 있었는데 홍우주에 와서 직접 보며 알게 됐어요. 그게 답답하다기보다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저같이 세무회계 일을 하는 사람이 다 처리해주면 되는 걸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은 돈 밝히는 거 아니야. 고상해야 해’ 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본인의 능력만큼 돈을 벌고, 번 돈에 대해 다시 돌려받거나 더 내야 하는 세금의 구조를 아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개인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해요. 예술계는 프리랜서가 대부분이고 근무 환경이 계속 변화하기도 하고 변수가 많아서 더 세금 관련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해드릴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 그들 개개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얼마 전에 홍우주에서 <종합소득세 뿌셔뿌셔!> 라는 이름의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강의가 끝나고 나서 다들 도움이 됐다고 따로 연락을 주시기도 했고, 저도 너무 뿌듯했어요. 앞으로는 홍우주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세금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잘 알 수 있도록 누구나 접근하기 쉽게 강의를 하거나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해 주세요.
부여의 대장장이 김영민 조합원을 지목할게요.
질문 한가지 남긴다면?
영민님이 대장장이 일을 하게 된 계기와 대장장이 일을 통해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궁금해요.